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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흔하디흔한감상평

국립현대무용단 / 검은돌 : 모래의 기억

 

 

 

안성수 감독이다.

참으로 지독하게 아름다운 작품이다.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담았다.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느껴지는 느낌 그대로를 마음에 담아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현대 예술로서 무용은 굉장히 다양한 장르가 존재한다. 

그들은 난해할 수 있는 수없이 많은 주제를 다뤘고 그 표현 또한 굉장히 심오하여

관객들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안성수 감독님은 현대 무용이기 때문에 억지로 집어넣었던 난해함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은 무용에 대해 많은 이해가 없어도 

관객들은 현대무용이 지닌 아름다움에 쉽게 매료될 수 있다.

관객들로 꽉채워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안성수 감독님이 일궈낸 

현대무용의 부흥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몸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

 

 

작품을 보면서 내내 안성수 감독님 작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 연출이나 무용수의 동작들이 정말로 아름다웠기 떄문이다.

 

감독님은 이처럼 우리 몸이 갖고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고

공연은 그러한 쉽지않은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몸이 지닌 본연의 아름다움에 집중해 안무를 구성했다"

 

 

우연이 나를 만든다.

 

 

 

수많은 우연들이 나를 만들어간다. 

마치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처럼

나는 작은 우연들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하나의 커다란 결과물이다.

마치 하나의 검은 돌이 오랜 풍파를 겪으면서

모래가 되어가는 것 처럼

 

"우연은 시간 위에 흔적을 남긴다. 
시간에 새겨진 우연은 우리 각자의 존재를 고유하게 만든다"

 

 

검은돌 그리고 모래

 

"모래의 비유는 곧 사람이다. 
작품은 모래가 자신의 과거를 되짚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모래'에 주목하였다.

그 흔한 모래 또한 모래가 되기 이전에 

무언가였을 것이다. 

모래는 자신의 기억을 되집어간다.

그렇게 찾아낸 자신의 과거를 통해

모래는 자신을 얽메이던 기억들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을 맞이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이 

나를 괴롭히는 과거를 온전히 마주하는 것 처럼

모래는 결국 자신을 온전히 마주한다.

모래는 비로소 '자유로움'을 얻게된다.

 

 

 

"기억을 찾았다는 것은 모래가 더 잘게 부서질 준비가 된 것이다.
과거를 알았으니, 자유로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