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파편,
조각난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하여
트라우마 trauma
작품이 주목한 것은 '트라우마'이다.
프로이트 심리학의 핵심 개념인 이는 인간의 무의식이란 깊은 내면에 자리 잡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은 이러한 무의식의 영역에 의해 끊임없이 고통받고 괴로워한다.
작가는 이를 극복하려 한다.
트라우마를 이겨내어서 자신을 온전히 맞이하고 스스로의 내면 그대로를 바라보고 싶어 한다.
"작품은 그 몸의 내부로 따라 들어가 자신의 상처를 대면하는 순간을 재현한다. 이 순간에 필요한 것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용기와 격려이다. 내면의 나를 만나면서 진정한 치유가 시작된다.
상처 받은 몸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순간, 자기애와 치유의 에너지는 살아나기 시작한다. 상처의 모습들을 무대 위에 쏟아놓는 이 순간 관객에게는 춤과 예술의 경험으로 치유되는 하나의 의식처럼 다가가길 바란다."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 작가는 깨져버린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무의식에 존재하는 자신의 상처들을 꺼내고 이를 바라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억은 파편이 될 만큼 무수히 깨져버렸다.
그만큼 자신을 마주함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인터랙티브 뉴미디어 아트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인터랙티브 뉴미디어 아트'를 활용하였다.
몸짓과 호흡에 따라 반응하는 이 기술은 무용수들의 질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무대는 굉장히 아름다웠지만 과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안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절제한 것만 같았다.
그만큼 화려한 시각적 효과는 관객들이 좀 더 무용수들에게 집중하게 이끌었다.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는 가까웠지만
무용수들의 호흡들이 오히려 시각적으로 더욱 느껴졌다.
그들의 표정과 감정은 더욱이 배가 되어서 느껴졌다.
무용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무용을 돋보이게 만드는 기술의 활용이 무대를 더욱 감동스럽게 만들었다.
"몸에 박힌 파편화된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강렬한 몸짓과 섬세한 호흡에 집중했다. 몸짓과 호흡은 기억의 가장 아래층에 자리한 저장소이다.
실시간 동작 추적기술을 이용하여 무대 위 무용수의 움직임과 영상을 연동시켰으며, 호흡 센서를 이용하여 인체의 질감 역시 담아내고자 하였다."
자화상
기억의 파편은 자화상이다.
어쩌면 무수한 조각이 된 퍼즐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 조각퍼즐을 맞춰보려 한다.
조각을 하나하나씩 맞춰나갈 때
우리는 잃어버린 자화상을 마주하게 된다.
공연을 통해
그동안 맘 구석에 놓아뒀던 퍼즐을 꺼내었다.
공연이 끝난 뒤
나는 내 맘 속 퍼즐 몇 조각을 맞출 수 있었다.
최원선본댄스컴퍼니
미국에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시작하여 한국적 정서를 가미한 독특한 창작 작품을 선보이는 단체로 발전하였다.
고유한 한국문화의 현대화, 세계화를 목표로 동서양 문화배경의 특수성과 다문화적 창작소재를 적절히 가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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